낯선 길 위에서 만난 두 청춘.
처음 만난 남녀가 함께 캠핑카를 타고 유럽을 횡단한다. 당연히 둘 사이엔 로맨스의 기운이 싹튼다. 차에서는 다양한 주제로 끊임없는 토론이 이어지고, 차창 밖으로는 독일, 벨기에, 프랑스, 스페인, 포르투갈의 빼어난 풍광이 스친다. 영화의 원제인 <303>은 영화 속 캠핑카인 메르세데스 303의 모델명이다. 그만큼 율이 운전하는 캠핑카는 이 영화의 주요 배경이자 또 하나의 주인공이다. 운전하다 지치면 차를 세워두고 호숫가를 산책하거나 풀밭에 누워 잠을 청하고, 바다에서 서핑을 하며 쉬어가는 주인공들의 모습은 부러움을 자아낸다. 낯선 여행지를 배경으로 한 예쁜 로맨스영화 같지만 얀과 율이 지고 있는 삶의 무게와 고민 역시 비중 있게 그려진다. 물론 청춘의 고민이 연애와 여행만으로 다 해결되는 것은 아니지만, 때로 이런 간접여행도 괜찮지 않나 싶다.